
“나이가 드니 기운도 없고, 앉았다 일어서면 눈앞이 핑 도네.” 저희 어머니께서 부쩍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을 때, 저는 으레 ‘나이 탓이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하지만 혈압을 재어보니, 늘 정상 범위에 있던 수치가 90/60mmHg 언저리에서 맴도는 것을 보고 덜컥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고혈압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지만, 정작 ‘저혈압’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60대 이후의 저혈압은 젊은 시절의 저혈압과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압력이 낮은 상태’를 넘어, 우리 몸의 중요한 기능이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숫자 너머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나이가 들면 혈압도 변한다


먼저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우리 몸의 혈관도 함께 늙어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젊었을 때는 고무호스처럼 탱탱하고 유연했던 혈관이, 나이가 들면서 점차 탄력을 잃고 딱딱하게 변해갑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혈압은 자연스럽게 상승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반적인 흐름과 반대로, 60대 이후에 오히려 혈압이 낮아진다면 우리는 그 원인을 조금 더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체질의 문제가 아니라, 심장의 힘이 약해졌거나, 영양 상태가 불균형하거나, 혹은 다른 질환이 숨어있을 수 있다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60대 저혈압, ‘정상’의 기준은?


그렇다면 60대의 ‘정상적인 낮은 혈압’은 어느 정도일까요? 의학적으로 저혈압은 수축기 혈압 90mmHg, 이완기 혈압 60mmHg 미만을 기준으로 삼지만, 이는 모든 연령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절대적인 수치가 아닙니다. 특히 60대 이상에서는 이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평소 자신의 혈압’과 ‘현재 느끼는 증상’입니다. 예를 들어, 평소 130/80mmHg를 유지하던 분이 갑자기 100/70mmHg으로 떨어지면서 심한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이는 비록 의학적 기준상 저혈압은 아니더라도 그분에게는 의미 있는 ‘저혈압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개인의 상태를 고려하는 것이, 획일적인 숫자에 얽매이지 않는 현명한 해결책입니다.
숫자보다 무서운 ‘증상’이라는 경고등


60대 이후의 저혈압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바로 ‘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한 ‘낙상 사고’입니다. 기립성 저혈압이란, 누워있거나 앉아있다가 갑자기 일어설 때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뇌로 가는 혈액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져 심한 어지럼증이나 현기증을 느끼는 상태를 말합니다.
젊은 사람이라면 잠시 휘청하고 말겠지만, 근력이 약해진 어르신들에게 순간적인 어지럼증은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낙상 사고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이 낙상은 단순한 타박상을 넘어, 고관절 골절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겨 삶의 질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어지럼증이라는 경고등이 켜졌을 때, 이를 절대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남녀의 차이, 왜 다를까?


일반적으로 저혈압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여성은 폐경기를 거치면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급격히 줄어드는데, 이 호르몬은 혈관을 보호하고 탄력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호르몬의 보호막이 사라지면서 혈압 조절 능력이 불안정해지고, 저혈압 증상을 더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육량이 적은 것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근육은 혈액을 심장으로 되돌려 보내는 ‘제2의 심장’ 역할을 하는데, 근육량이 부족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혈압이 낮아지기 쉽습니다. 이처럼 성별에 따른 신체적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내 몸에 맞는 건강 관리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일상에서 지키는 혈압 안정 습관


다행히도, 심각한 질환이 원인이 아닌 대부분의 노년기 저혈압은 생활 속 작은 습관의 변화만으로도 충분히 관리하고 예방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천천히, 규칙적으로, 충분히’라는 세 가지 원칙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첫째, ‘천천히’ 움직여야 합니다. 특히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벌떡 일어나지 말고, 2~3단계에 걸쳐 천천히 몸을 일으켜 주세요. 둘째, ‘규칙적으로’ 식사해야 합니다. 식사를 거르면 혈당과 혈압이 모두 떨어질 수 있으니, 소량이라도 하루 세끼를 거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충분히’ 물을 마셔야 합니다. 몸에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량이 줄어 혈압이 떨어지므로, 의식적으로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60대 남성과 여성의 평균 혈압은 어느 정도인가요?
A.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등에 따르면, 60대 남성의 평균 혈압은 약 130/80 mmHg, 여성은 약 128/78 mmHg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평균일 뿐,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정상 범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저혈압도 약을 먹어야 하나요?
A. 증상이 없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굳이 약물 치료를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한 실신이나 낙상 위험이 매우 높은 경우, 의사의 판단에 따라 혈압을 올려주는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약물 복용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여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Q. 갑자기 혈압이 너무 떨어졌을 때 응급처치법이 있나요?
A. 심한 어지럼증을 느끼며 쓰러질 것 같다면, 즉시 바닥에 앉거나 눕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그 후,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들어주면 뇌로 가는 혈액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의식이 돌아온 후에는 약간의 소금기가 있는 물이나 스포츠음료를 천천히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025.08.27 - [분류 전체보기] - 정상 저혈압수치, 어디까지 괜찮을까? 90/60 이하일 때 대처법
정상 저혈압수치, 어디까지 괜찮을까? 90/60 이하일 때 대처법
혈압을 쟀는데 90/60mmHg보다 낮게 나와 덜컥 겁을 먹으신 적 있으신가요? 고혈압이 위험하다는 말은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는데, 반대로 너무 낮은 수치는 괜찮은 건지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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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고혈압? 저혈압? 정상혈압 범위와 관리 방법 - 대한고혈압학회 공식 블로그
60대 남녀 모두 정상 혈압은 120/80mmHg 미만, 저혈압은 90/60mmHg 이하로 정의하며 연령, 성별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 고혈압과 저혈압 증상, 혈압 정상범위 알아보기 - 서울DMC종합검진센터
60대도 저혈압 기준은 수축기 90mmHg, 이완기 60mmHg 이하로 동일하며, 고령자의 경우 체위성 저혈압 등 주의가 필요합니다. - 저혈압은 여름이 싫어 -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in
저혈압은 연령·성별 상관없이 90/60mmHg 이하일 때로 보며, 만성 질환이 있거나 증상이 있을 땐 조기 관리가 중요합니다. - 혈압 - 서울아산병원 공식정보
저혈압은 일반적으로 90/60mmHg 이하, 정상·경계·고혈압 기준까지 연령에 따른 해설을 포함합니다. - 저혈압(Hypotension) | 질환백과 | 서울아산병원
60대 남녀 모두 수축기 혈압 90mmHg, 이완기 60mmHg 미만이면 저혈압으로 진단하며, 빈맥과 현기증 등 주의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