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용 혈압계 커프가 팔을 조여오다 스르르 풀린 뒤, 액정에 나타난 숫자 ‘90/70’. 이 숫자를 처음 마주했을 때, 저는 덜컥 겁부터 났습니다. 정상 혈압(120/80)보다 한참 낮은 수치에 ‘내 몸에 무슨 큰 문제라도 생긴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죠.
하지만 수많은 정보를 찾아보고 전문가와 상담하며 제가 내린 결론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혈압계가 보여주는 숫자는 그 자체로 ‘질병’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는 우리 몸의 현재 상태를 알려주는 ‘신호등’일 뿐이며, 우리가 정말 주목해야 할 것은 숫자가 아닌, 바로 ‘내 몸이 느끼는 증상’입니다.
혈압계의 두 숫자, 그 진짜 의미


이 신호등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먼저 두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혈압계에 표시되는 앞쪽의 높은 숫자(수축기 혈압)는 우리 몸의 엔진인 심장이 ‘쿵!’ 하고 피를 힘껏 짜낼 때 혈관이 받는 가장 강한 압력을, 뒤쪽의 낮은 숫자(이완기 혈압)는 심장이 잠시 쉬면서 피를 다시 채울 때 혈관이 버티고 있는 가장 약한 압력을 의미합니다.
즉, ‘90/70’이라는 수치는 심장이 가장 강하게 펌프질을 할 때의 압력이 90이고, 잠시 쉴 때의 압력이 70이라는 뜻입니다. 이는 마치 수도꼭지를 세게 틀었을 때와 약하게 틀었을 때의 물살 세기 차이와 같습니다. 이처럼 혈액의 압력이 정상 범위보다 낮은 상태를 우리는 ‘저혈압’이라고 부릅니다.
증상이 없다면 ‘건강 체질’일 수도


그렇다면 이 낮은 압력은 무조건 나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갈림길이 나옵니다. 만약 혈압은 90/70으로 낮게 측정되지만, 평소 어지럼증이나 피로감 같은 특별한 증상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면 이는 걱정할 일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오히려 이는 체질적으로 혈관이 탄력 있고 건강하여 심장이 크게 힘들이지 않아도 온몸에 혈액을 잘 보내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일 수 있습니다. 고혈압이 각종 심뇌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과 달리, 증상이 없는 저혈압은 오히려 장수의 비결이 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처럼 숫자에 얽매이기보다 내 몸의 컨디션을 먼저 살피는 것이 현명한 해결책입니다.
몸이 보내는 진짜 ‘경고등’


하지만 문제는 혈압 수치가 낮으면서 동시에 불편한 ‘증상’이 나타날 때입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 눈앞이 핑 돌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곤하고 무기력해지거나, 속이 메스껍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이는 우리 몸이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보내는 명백한 경고등입니다.
특히 앉거나 누워있다가 갑자기 일어설 때 어지럼증이 심해지는 ‘기립성 저혈압’은 낮은 혈압으로 인해 뇌로 가는 혈액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져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이러한 경고등이 자주 켜진다면, 이제는 내 생활 습관 속에 그 원인이 숨어있지 않은지 꼼꼼히 살펴봐야 할 때입니다.
내 압력이 낮아지는 이유들


이러한 증상을 동반하는 저혈압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수분 및 영양 부족’입니다.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량을 급격히 줄이거나, 땀을 많이 흘린 뒤 충분한 물을 마시지 않으면 전체 혈액량이 줄어들어 압력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과도한 스트레스나 피로, 일부 고혈압약이나 안정제 복용, 혹은 심장 질환이나 내분비계 질환과 같은 다른 질병이 숨어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불편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단순히 ‘원래 혈압이 낮아서’라고 넘기지 말고, 그 뒤에 숨어있을 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상 속에서 혈압을 지키는 작은 습관


다행히도, 질병이 원인이 아닌 대부분의 저혈압 증상은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천천히’ 움직이고 ‘충분히’ 섭취하는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는 벌떡 일어나지 말고, 잠시 앉아있다가 천천히 일어서는 습관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기립성 저혈압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챙겨 먹고, 하루 1.5~2리터의 충분한 물을 마셔 혈액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규칙적인 가벼운 운동 역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훌륭한 해결책이 되어줄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저혈압이면 고혈압보다 좋은 거 아닌가요?
A. 증상이 없다면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지럼증, 피로감, 실신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저혈압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낙상 등의 2차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합니다. ‘무조건 낮은 것이 좋다’기보다는 ‘증상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Q. 저혈압에 좋은 음식이 따로 있나요?
A. 특정 음식 하나가 저혈압을 치료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영양 상태를 좋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적절한 수분 섭취가 가장 중요하며, 의사와 상의 하에 약간의 염분을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Q. 혈압이 90/60 밑으로 떨어지면 위험한가요?
A.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 90, 이완기 혈압 60 미만을 저혈압의 기준으로 보지만, 이 역시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숫자보다 증상입니다. 만약 혈압이 이 기준보다 낮으면서 심한 어지럼증이나 실신,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이는 응급 상황일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정상 저혈압수치, 어디까지 괜찮을까? 90/60 이하일 때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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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sstory.kr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몇개월전부터 혈압이 낮아져서 현재는 90/50 입니다 - 후다닥
저혈압은 수축기 90mmHg 미만, 이완기 60mmHg 미만인 경우로 혈압이 낮으면 어지럼증, 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혈압 100/70으로 저혈압 증상 있지만 정상수치인가요? - doctornow.co.kr
100/70은 대부분 정상 범위이나 저혈압 증상이 있으면 주의해야 하며, 증상 지속 시 병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 저혈압(Hypotension) | 질환백과 | 서울아산병원
저혈압은 증상과 예후가 개인차가 크며, 일시적 또는 만성적 형태로 나타나고 치료는 증상에 따라 다릅니다. - Q.혈압수치의 의미와 읽는 법은? - 서울대학교병원
정상 혈압은 120/80mmHg 미만이며, 90/70 이하인 경우 저혈압으로 진단하며 증상 유무를 함께 고려합니다. - 다 같은 저혈압 아니다?…원인별로 다른 저혈압의 종류 - 성가롤로병원
본태성 저혈압과 기립성 저혈압 등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며, 혈압 변화와 증상에 따른 정확한 진단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