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어깨가 너무 아파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팔을 들기만 해도 누가 바늘로 찌르는 것 같아요." 50대 전후로 어깨 통증이 시작되면, 우리는 으레 "아, 드디어 나에게도 오십견이 왔구나" 하고 체념하곤 합니다. 파스를 붙이고 찜질을 하며,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하고 고통을 참아 넘기죠.
하지만 만약 여러분의 어깨 통증이 '갑자기', 그리고 '극심하게' 찾아왔다면, 그 범인은 오십견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 정체는 바로 어깨 힘줄에 '돌(석회)'이 생겨 염증을 일으키는 '석회성건염'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오늘, 이 두 질환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점 3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차이점 1: 통증의 '속도'와 '강도'
두 질환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하고 확실한 첫 번째 단서는 바로 통증이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오십견(동결견)'은 어깨 관절에 염증이 생겨 서서히 굳어가는 병입니다. 따라서 통증 역시 몇 주에서 몇 달에 걸쳐 '서서히' 심해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어깨가 뻐근하고, 점점 팔이 안 올라가요" 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죠.
반면에 '석회성건염'의 통증은 마치 '교통사고'처럼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옵니다. 어제까지는 멀쩡했는데, 오늘 밤 갑자기 어깨가 깨질 듯이 아파 응급실을 찾게 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특징입니다. 많은 환자들이 "팔이 빠지는 것 같다", "분필 가루가 어깨 속에서 돌아다니는 느낌이다" 라고 표현할 정도로, 화학적 염증으로 인한 통증의 강도가 오십견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합니다.
차이점 2: '굳은 관절' vs '아파서 못 움직이는 관절'
두 번째 결정적인 차이점은 바로 '팔의 움직임'에서 나타납니다. 오십견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라는 이름처럼, 어깨 관절을 싸고 있는 주머니(관절낭)가 염증으로 인해 쪼그라들고 두꺼워져, 말 그대로 관절이 '얼어붙은'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내가 직접 팔을 올리려고 해도, 다른 사람이 내 팔을 들어주려고 해도 특정 각도 이상 올라가지 않는 '전 방향'의 움직임 제한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석회성건염은 다릅니다. 이 병은 관절 자체가 굳은 것이 아니라, 힘줄에 생긴 석회 때문에 통증이 너무 심해서 '아파서 못 움직이는' 것입니다. 따라서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는 팔을 움직일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오십견 환자보다는 비교적 팔이 더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절이 굳었는가'와 '아파서 못 드는가'의 차이는, 두 질환을 감별하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차이점 3: X-ray에 나타나는 '결정적 증거'
마지막으로, 두 질환을 가장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X-ray 검사'입니다. 오십견은 관절 주머니의 염증이라, 일반 X-ray 사진에서는 뼈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정상' 소견으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뼈에는 이상이 없으니, 오십견이네요" 라는 진단을 받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석회성건염은 다릅니다. X-ray를 찍어보면, 어깨 힘줄 부위에 마치 하얀 분필 가루나 조개껍데기처럼 보이는 '석회 덩어리'의 그림자가 아주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이 하얀 그림자야말로 통증의 원인이 바로 석회임을 증명하는, 빼도 박도 못하는 '결정적 증거'가 됩니다. 따라서 극심한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면, X-ray 검사를 통해 이 '돌멩이'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 진단의 첫걸음입니다.
어깨에 왜 '돌'이 생길까?
그렇다면 멀쩡하던 어깨 힘줄에 왜 갑자기 돌 같은 석회가 생기는 걸까요?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그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가장 유력한 가설은 나이가 들면서 힘줄로 가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고, 이로 인해 힘줄 세포가 손상되면서 칼슘 성분이 침착된다는 것입니다.
어깨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직업이나 운동, 혹은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석회가 한번 생겼다고 해서 평생 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이 석회를 이물질로 인식하여 공격하고 흡수하는 과정에서, 주변에 극심한 화학적 염증 반응을 일으켜 갑작스러운 통증을 유발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치료할까?
다행히 석회성건염은 대부분 수술 없이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통증이 아주 심한 급성기에는 소염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통해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히는 것이 우선입니다.
어느 정도 통증이 조절되면, '체외충격파 치료(ESWT)'가 아주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몸 밖에서 강력한 충격파를 쏘아, 단단한 석회 덩어리를 잘게 부수고 주변 조직의 혈액순환을 도와 우리 몸이 석회를 스스로 흡수하도록 돕는 치료법입니다. 만약 석회의 크기가 너무 크거나 보존적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석회를 직접 제거하는 간단한 수술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석회성건염도 오십견처럼 저절로 낫기도 하나요?
A. 네, 크기가 작은 석회는 우리 몸의 면역 작용에 의해 저절로 흡수되어 사라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극심한 통증이 유발될 수 있고, 통증을 방치하면 어깨가 진짜로 굳어버리는 '이차성 동결견(오십견)'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어깨에 석회가 있다고 하는데, 통증은 별로 없어요. 괜찮을까요?
A. 네, 석회가 있더라도 힘줄을 자극하지 않고 안정된 상태로 있으면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언제든지 염증을 일으키며 급성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시한폭탄'과도 같으니, 무리한 어깨 사용을 피하고 정기적으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칼슘 영양제를 먹으면 석회가 더 잘 생기나요?
A. 의학적으로 명확한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석회성건염의 석회는 우리가 섭취하는 칼슘이 직접 쌓이는 것이 아니라, 힘줄 세포의 변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40대 어깨 통증, '석회성 건염' 이었다면? 밤에 더 아픈 이유
40대 어깨 통증, '석회성 건염' 이었다면? 밤에 더 아픈 이유
어깨가 빠질 듯 아파 잠을 설치거나, 팔을 들어 올릴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통증을 갑자기 경험한 적 있으신가요? 40대 전후로 찾아오는 어깨 통증에 많은 분이 "나도 이제 오십견인가..." 하고
tas.sstory.kr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의학칼럼] 어깨통증은 무조건 오십견? '석회성건염' 주의해야 - 헬스조선
석회성건염은 갑작스럽고 극심한 통증과 힘줄 부위의 국소통이 특징입니다. - 회전근개파열 vs 오십견 vs 석회성건염, 이렇게 구분하세요! - 케이헬스
오십견은 운동범위가 전반적으로 제한되는 만성 통증, 석회성건염은 찌르는 듯한 급성 통증이 대표적입니다. - [정형외과] 대표적인 어깨질환 (오십견,회전근개파열,석회화건염) - 세종병원 인천
석회성건염은 운동 시 특정 부위만 심하게 아프고, 오십견은 모든 방향 운동이 제한됩니다. - 오십견과 다른 어깨질환의 차이. 팔을 앞으로 들어보세요 / 부산MBC - 유튜브
석회성건염은 화산처럼 갑자기 폭발하듯 발생하는 통증이 구분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