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핵은 아닙니다.” 의사 선생님의 이 한마디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잠시, 뒤이어 들려온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이라는 낯선 병명 앞에서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몇 달째 계속되던 마른기침과 피로감의 원인이, 결핵은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이름의 무언가라니. 도대체 이 병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한 혼란과 불안감을 느끼셨을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비결핵 항산균(NTM) 폐질환은 결핵처럼 사람 사이에 전염되는 무서운 병이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는 흔한 균이, 우리 폐에 서서히, 그리고 아주 끈질기게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적인 싸움’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결핵균의 사촌, 하지만 전혀 다른 미생물


이 질환의 정체를 파악하려면, 먼저 그 원인이 되는 균부터 알아야 합니다. 비결핵 항산균(Nontuberculous Mycobacteria, NTM)은 이름 그대로 ‘결핵균이 아닌 항산균’이라는 뜻입니다. 이들은 현미경으로 보면 결핵균과 아주 비슷하게 생긴, 일종의 ‘사촌뻘’ 되는 미생물입니다.
하지만 그 성격은 완전히 다릅니다. 결핵균이 오직 사람이나 동물의 몸속에서만 살아가는 ‘전문 감염균’이라면, NTM균은 흙, 먼지, 수돗물, 심지어 우리 집 화장실 샤워기 속 물때처럼 우리 주변 환경 어디에나 널리 존재하는 ‘생활 환경균’입니다. 이처럼 이 균의 정체를 제대로 아는 것이 불필요한 공포를 이겨내는 첫걸음입니다.
그렇다면 왜 나에게만 찾아왔을까?


“그렇게 흔한 균이라면, 왜 나만 이 병에 걸린 걸까요?” 라고 자책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는 결코 개인의 위생 문제나 부주의 탓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들은 이 균을 마시거나 흡입해도 우리 몸의 강력한 면역체계가 알아서 막아냅니다.
문제는 기관지확장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처럼 폐에 이미 구조적인 문제가 있거나, 다른 질환으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진 경우에 발생합니다. 우리 몸의 방어막이 약해진 틈을 타, 이 환경균이 폐에 자리를 잡고 서서히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죠. 특히, 특별한 폐 질환이 없는데도 마르고 키가 큰 중년 여성에게서 잘 발생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원인을 아는 것이야말로, 막연한 자책에서 벗어나는 해결책이 됩니다.
가장 큰 오해, 사람 사이에는 전염되지 않아요


이 질환에 대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알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은 결핵과 달리,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전염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다른 가족에게 병을 옮길까 봐 걱정하며 스스로를 격리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환자와 함께 식사를 하거나,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모든 일상이 안전합니다. 이 병은 오직 환경에 있는 균이, 감수성이 있는 특정 개인에게만 감염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이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환자와 가족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
감기처럼 시작되는 조용한 경고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의 증상은 매우 서서히, 그리고 다른 호흡기 질환과 비슷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몇 달, 혹은 몇 년에 걸쳐 계속되는 ‘만성적인 기침’과 ‘가래’입니다.
이 외에도 특별한 이유 없는 ‘피로감’과 ‘무기력증’, 식은땀, 미열, 그리고 ‘체중 감소’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병이 더 진행되면 숨이 차는 ‘호흡 곤란’이나 피가 섞인 가래가 나오는 ‘객혈’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처럼 감기나 기관지염으로 오인하기 쉬운 증상들이 2~3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한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반드시 호흡기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길고 지루한 싸움, 치료의 모든 것


이 질환은 진단만큼이나 치료도 쉽지 않은, 끈기가 필요한 싸움입니다. 치료의 기본은 여러 가지 항생제를 조합하여 아주 오랫동안 복용하는 ‘다제 약물 요법’입니다. NTM균은 매우 독하고 끈질기기 때문에, 보통 1년 6개월에서 2년 이상 꾸준히 약을 먹어야 합니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임의로 약을 중단하면, 균들이 내성을 키워 더 독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정해진 기간 동안 성실하게 약을 복용하는 것이 완치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또한, 모든 환자가 진단 즉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며, 증상이 경미하고 진행이 빠르지 않은 경우 약물치료 없이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경과를 지켜보기도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 완치가 가능한가요?
A. 네, 완치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치료 기간이 매우 길고, 약물 부작용으로 인해 중간에 힘든 과정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성공적으로 치료를 마쳤다 하더라도 폐에 남은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재발하는 경우도 있어, 치료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Q. 이 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A. 완벽한 예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균 자체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면역력을 유지하고, 기존에 폐 질환이 있는 분들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폐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집 안의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고 환기를 자주 시키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치료 중에 특별히 조심해야 할 음식이 있나요?
A. 특별히 가려야 할 음식은 없습니다. 오히려 오랜 약물 치료로 지친 몸을 위해,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여 좋은 컨디션과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에 더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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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비결핵항산균 폐질환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비결핵항산균은 결핵균과 나병균을 제외한 항산균으로, 주로 폐에 감염을 일으켜 만성 폐질환을 유발합니다. - 비결핵성 항산균 질환 - 메트로병원
200여 종의 비결핵항산균 중 일부가 폐질환을 일으키며, 기저 폐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흔히 발생합니다. - 비결핵항산균 폐질환 - 국민건강지식센터
비결핵항산균은 환경에 흔하며 만성 폐질환 환자에게 감염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 비결핵항산균 폐질환 증상 원인 치료 재발가능성 관리방법 알기쉽게 정리 - 네이버 블로그
비결핵항산균 폐질환은 장기간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며, 치료 후에도 재발 위험이 존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