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비친 내 옆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등을 흠칫 편 경험, 있으신가요? 혹은 스마트폰을 보는 아이의 등을 보며 “허리 좀 펴고 앉아!”라는 잔소리를 반복하고 계시진 않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등이 굽어 보이는 것을 그저 ‘나쁜 자세’ 탓으로만 돌리곤 합니다. 하지만 만약 의식적으로 허리를 펴려고 해도 잘 펴지지 않거나, 등 한가운데에 이유 모를 뻐근함이 계속된다면, 이는 단순한 습관을 넘어 척추의 구조적 변화를 알리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나이 들면 다 그렇지’ 혹은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무심코 넘겼던 그 작은 신호들이 사실은 조기 발견의 ‘골든타임’을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일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단순한 자세 불량과 척추후만증의 초기 신호가 어떻게 다른지, 꼭 알아두어야 할 핵심 포인트를 짚어드리겠습니다.
그냥 구부정한 자세와는 다른 신호
우리 모두는 피곤하거나 집중할 때 자신도 모르게 자세가 구부정해지곤 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자세 불량과 척추의 구조적 변형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유연성’의 문제입니다. 자세가 나쁜 사람은 “허리 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의식적으로 등을 곧게 펴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척추후만증이 진행되고 있다면, 등을 펴려고 노력해도 뻣뻣하게 굳어 잘 펴지지 않거나, 오히려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가장 쉽게 스스로 점검해 볼 수 있는 방법은 벽에 등을 대고 서보는 것입니다. 발뒤꿈치, 엉덩이, 어깨, 그리고 머리 뒤통수가 모두 자연스럽게 벽에 닿아야 합니다. 만약 등을 펴려고 애를 써도 머리가 벽에 닿지 않거나, 닿기 위해 턱을 부자연스럽게 들어야 한다면 이는 척추의 만곡이 정상 범위를 벗어났을 수 있다는 신호이므로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등 한가운데가 뻐근하고 아파요
척추후만증으로 인한 통증은 허리 디스크처럼 찌릿하고 날카로운 통증과는 양상이 조금 다릅니다. 주로 등 중앙 부위(흉추)에 집중되는 묵직하고 뻐근한 통증이 특징입니다. 마치 등 전체에 무거운 돌을 올려놓은 듯한 느낌이 들며,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을 때, 혹은 하루 일과가 끝날 무렵에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이 뚜렷한 이유 없이 등의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어르신들이 “등이 굽어서 아프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단순한 근육통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통증이 일시적이지 않고 몇 주 이상 지속된다면, 이는 굽은 척추가 주변 근육과 인대에 계속해서 부담을 주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정확한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깨가 앞으로 말리고 등이 둥글게 보여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역시 외형적인 모습입니다. 척추후만증이 진행되면 어깨가 앞으로 둥글게 말리고, 머리는 몸의 중심선보다 앞으로 빠져나오는 ‘거북목 자세’가 심해집니다. 옆에서 봤을 때 등 윗부분이 볼록하게 튀어나와 마치 혹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는 단순히 등이 굽은 것을 넘어, 척추뼈 자체가 쐐기 모양으로 변형되면서 나타나는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스스로 인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가족에게 부탁하여 편안하게 서 있을 때의 옆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객관적으로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사진 속 내 모습이 생각보다 훨씬 더 굽어 있다면, 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건강 점검의 신호입니다.
조금만 걸어도 피곤하고 숨이 차요
등이 굽는 것은 단순히 미관상의 문제를 넘어, 우리 몸 내부의 장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굽은 등은 가슴 우리(흉곽)를 압박하여 그 안에 있는 폐가 충분히 팽창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이로 인해 심호흡이 어려워지고, 조금만 걷거나 계단을 올라도 남들보다 쉽게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굽은 자세는 복부를 압박하여 소화불량이나 식도염 같은 소화기 계통의 문제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만약 특별한 이유 없이 호흡이 답답하거나 소화가 잘 안되는 증상이 등의 불편함과 함께 나타난다면, 이 모든 증상의 원인이 굽은 척추에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 골든타임
척추후만증은 초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결과가 훨씬 좋습니다. 특히 척추 성장이 아직 끝나지 않은 청소년기에 발견하면,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꾸준한 자세 교정 운동을 통해 변형의 진행을 막고 상당 부분 교정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성장이 끝난 성인의 경우나, 노인성 골다공증으로 인해 척추가 약해진 경우에는 변형을 되돌리기보다 더 이상의 악화를 막고 통증을 관리하는 데 치료의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따라서 ‘자세 좀 나쁘면 어때’ 하고 방치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몸이 보내는 초기 신호를 알아차리고 제때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척추 건강을 지키고 활기찬 일상을 유지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척추후만증은 유전되나요?
A. 일부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특정 유형의 척추후만증(쉬어만 병)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잘못된 자세 습관이나 노화, 골다공증 등 후천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Q. 어떤 운동이 도움이 되나요?
A. 굽은 등을 펴주고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이 중요합니다. 대표적으로 ‘고양이-소 자세’ 스트레칭, 등 근육을 강화하는 ‘슈퍼맨 자세’, 그리고 가슴을 활짝 펴주는 운동들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통증이 심할 경우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 후 운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Q. 어떤 병원에 가야 하나요?
A. 척추 변형이나 통증이 의심될 때는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를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X-ray 촬영만으로도 척추의 굽은 각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척추후만증 [kyphosis] - 서울대학교병원
척추가 정상 곡선을 잃고 굽어지는 변형으로, 초기에는 자세 불량과 등 통증, 후기로 진행되면 신경 손상 증상이 나타납니다. - 허리 굽은 꼬부랑 할머니병 '척추 후만증' 팔꿈치 보면 예측할 수 있다 - healtip
초기 증상으로는 허리 통증과 굽음, 팔꿈치 굳은살이 나타나며, 조기 발견 시 생활 습관 개선으로 진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 퇴행성 요부 후만증 - 대한신경외과학회
척추의 후만 곡선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여 허리 통증과 체형 변화가 생기며 X-ray와 MRI로 진단합니다. - 척추측만증과 척추후만증에 대하여 - 고려대 구로병원
보존적 치료로 증상이 완화될 수 있으나 심한 후만 변형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며 조기 진단이 중요합니다. - 우산으로 쉽게 하는 「척추 후만증」 자가진단법✔ 친절한 설명 - YouTube
간단한 자가진단법과 함께 척추후만증 초기증상을 이해하고 예방하는 운동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