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과 버터를 마음껏 먹으면서 살을 뺀다는 '저탄고지(키토제닉)' 식단, 정말 매력적으로 들리시죠? 수많은 성공 후기를 보며 "나도 한번 도전해볼까?" 하는 마음에 벌써 장바구니에 아보카도와 코코넛 오일을 담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잠시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탄고지 식단은 모든 사람에게 맞는 '만능 열쇠'가 아니며, 내 몸의 상태를 모르고 무작정 시작했다가는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식단을 시작하기 전, 단 한 번의 혈액검사는 당신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보험'이 되어줄 것입니다.
내 몸의 출발선을 확인하는 지도
우리가 처음 가는 곳을 찾아갈 때 지도를 먼저 보듯, 우리 몸의 에너지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는 큰 변화를 시작하기 전에는 내 몸의 현재 상태를 알려주는 '지도'가 필요합니다. 혈액검사는 바로 그 역할을 합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내 혈관 속과 장기들의 상태는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탄고지 식단은 단순히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주 연료를 포도당에서 '케톤'으로 바꾸는 대대적인 에너지 전환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장기들이 평소와 다른 일을 하게 되는데, 이 일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간과 신장'
저탄고지 식단을 시작하면, 우리 몸은 지방을 분해해 '케톤'이라는 에너지원을 만들어 씁니다. 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장이 바로 '간'입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생기는 노폐물을 걸러내는 정수기 역할은 '신장(콩팥)'이 담당합니다. 만약 이 두 기관의 기능이 이미 저하되어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혈액검사의 '간수치(AST, ALT)'와 '신장기능수치(BUN, 크레아티닌)'는 이 두 핵심 장기가 건강하게 일할 준비가 되었는지 알려주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입니다. 만약 이 수치들이 이미 정상 범위를 벗어났다면, 저탄고지 식단은 지친 간과 신장에 더 큰 부담을 주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시작에 앞서 이 두 가지 수치는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지방 대사의 핵심, '콜레스테롤 수치'
"저탄고지는 지방을 많이 먹는데, 콜레스테롤 괜찮을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입니다. 저탄고지 식단이 콜레스테롤 수치에 미치는 영향은 사람마다 매우 다르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시작 전 나의 '기본값'을 알아두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야 식단 진행 후 수치 변화가 긍정적인지, 아니면 위험한 신호인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총 콜레스테롤, LDL(나쁜 콜레스테롤), HDL(좋은 콜레스테롤)과 함께 '중성지방(TG)' 수치를 꼭 확인하세요. 보통 탄수화물 섭취가 줄면 중성지방 수치는 눈에 띄게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수치들의 변화를 추적하는 것은 저탄고지 식단이 내 몸에 잘 맞는지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됩니다.
숨어있는 염증과 대사 문제, '공복혈당'과 '요산'
저탄고지는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혈당 안정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전에 내가 '당뇨 전단계'는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HbA1c)' 검사는 지난 2~3개월간의 평균 혈당 상태를 알려주어 숨어있는 혈당 문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고기나 내장류 섭취가 늘면 '요산(Uric Acid)' 수치가 올라가 통풍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원래 요산 수치가 높은 사람이 무리하게 식단을 진행하면 극심한 통풍 발작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두 가지 검사 역시 안전한 시작을 위해 반드시 점검해야 할 항목입니다.
어디서 어떻게 검사받을까?
이 모든 검사는 가까운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간단한 혈액 채취만으로 가능합니다. 국가 건강검진 시기에 맞춰 진행한다면 기본 항목 외에 몇 가지만 추가하여 비용 부담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병원 방문 전 전화로 '저탄고지 식단 전 혈액검사'에 대해 문의하고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과가 나오면 반드시 의사와 상담을 통해 내 몸의 상태를 정확히 해석하고, 식단을 진행해도 좋을지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야 합니다. "그냥 남들이 하니까" 시작하는 것과, 내 몸을 알고 시작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의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혈액검사 항목들을 정리해주세요.
A. 필수적으로 확인하면 좋은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간기능 검사 (AST, ALT) 2) 신장기능 검사 (BUN, 크레아티닌) 3) 콜레스테롤 검사 (총 콜레스테롤, LDL, HDL, 중성지방) 4) 혈당 검사 (공복혈당, 당화혈색소) 5) 요산 수치 검사입니다.
Q. 검사 결과가 좋지 않으면 절대 저탄고지를 하면 안 되나요?
A.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생활 습관 교정이나 치료를 통해 몸 상태를 먼저 개선한 후, 더 완화된 형태의 저탄수화물 식단부터 서서히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지도하에 진행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Q. 혈액검사는 얼마나 자주 해야 하나요?
A. 식단을 시작했다면, 보통 3~6개월 후에 추적 검사를 하여 몸의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치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면 1년에 한 번 정도로 주기를 늘려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저탄고지 식단하고 콜레스테롤 높아졌어요' 현직 의사가 혈액검사 결과 해설 - YouTube
저탄고지 시작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할 혈액검사 항목(중성지방, 콜레스테롤, HDL/LDL, 공복혈당, 당화혈색소, 인슐린, 시펩타이드, 글루카곤 등)을 현직 의사가 실제 검사 결과와 함께 자세히 설명합니다. - 기능의학검사를 하러 온 저탄고지 환자, 과연 몸이 건강할까? - FMLabs
저탄고지 시작 전 인슐린 저항성(HOMA-IR), 간기능·지질·혈당·신장기능 등 필수 혈액검사, 추가로 장누수, 중금속, 비타민D, 지방산 분획 검사가 왜 중요한지 설명합니다. -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 - 나무위키
저탄고지 시작 전 TG/HDL(중성지방/HDL), LDL콜레스테롤, ApoB 검사가 중요하며 단순 수치 이외 대사 상태까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를 정리합니다. - 늘어나는 홈트열풍, 내 식단은 어떤 게 효과적일까? '저탄고지' - 명지병원 건강강좌
저탄고지 시작 전 기존 고지혈증 여부와 콜레스테롤 변화 추이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하며 혈액검사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 LCHF 저탄고지 하시면서 피 검사 해보신적 있나요? - 클리앙
실제 저탄고지 경험자의 사례로, 신중하게 피검사(LDL, HDL, 콜레스테롤, 인바디 등)를 병행해야 예상치 못한 이상수치나 부작용을 피할 수 있음을 경험적으로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