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는데 느껴지는 이물감. 거울을 보니 눈꺼풀 한쪽이 살짝 부어오르면서 만지면 욱신거리는 작은 몽우리가 잡힙니다. ‘아, 또 시작이구나.’ 다래끼를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하루의 시작을 망치는 찝찝하고 불쾌한 순간이죠.
많은 분이 다래끼가 그저 더러운 손으로 눈을 비벼서 생긴다고만 생각합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건 절반만 맞는 이야기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다래끼는 우리 눈꺼풀의 ‘방어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명백한 신호입니다. 외부의 ‘침입자’인 세균과, 그 침입을 막지 못한 우리 몸의 ‘면역력 저하’라는 두 가지 조건이 만났을 때 비로소 발생하는, 우리 몸이 보내는 경고등과 같습니다.
우리 눈꺼풀에 생긴 작은 여드름


우선 이 눈꺼풀의 불청객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다래끼는 아주 쉽게 말해 ‘눈꺼풀에 생긴 여드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우리 눈꺼풀에는 눈을 촉촉하게 유지해 주는 기름(지방)을 분비하는 ‘마이봄샘’과 땀을 내보내는 ‘짜이스샘’, ‘몰샘’ 같은 아주 작은 분비샘들이 있습니다.
이 분비샘의 입구가 노폐물이나 세균에 의해 막히고, 그 안으로 우리 손이나 주변 환경에 흔히 존재하는 ‘포도상구균’이라는 세균이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 바로 다래끼입니다. 즉, 침입할 경로가 생기고, 그곳에 침입자가 성공적으로 정착한 상태인 셈이죠.
진짜 범인은 따로 있었다, 바로 ‘면역력’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깁니다. 포도상구균은 우리 피부에도 흔하게 존재하는 세균인데, 왜 어떤 날은 괜찮고 어떤 날은 다래끼가 생기는 걸까요? 바로 여기에 핵심적인 원인이 숨어 있습니다. 진짜 범인은 세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세균을 막아내지 못한 우리 몸의 ‘방어력’, 즉 ‘면역력’입니다.
야근으로 피곤할 때,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불규칙한 식사를 했을 때. 우리 몸의 군대인 면역력이 약해지면, 평소에는 아무 문제도 일으키지 않던 작은 세균 하나를 이겨내지 못하고 염증이라는 전쟁을 허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눈의 청결은 기본이고 내 몸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것에 있습니다.
겉과 속, 생기는 위치가 달라요


다래끼는 생기는 위치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눈꺼풀 바깥쪽에 생기는 ‘겉다래끼’는 짜이스샘이나 몰샘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초기에는 빨갛게 부어오르며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노란 고름이 잡히는, 우리가 흔히 아는 형태입니다.
반면, 눈꺼풀 안쪽에 좀 더 깊숙이 생기는 ‘속다래끼’는 마이봄샘에 염증이 생긴 것입니다. 겉으로 크게 티가 나지 않지만, 눈꺼풀을 뒤집어 보면 노랗게 곪아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눈을 깜빡일 때마다 이물감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두 가지를 구분하는 것은, 상태에 맞는 적절한 초기 대응을 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해요, 골든타임 48시간


눈꺼풀이 왠지 묵직하고 간지럽기 시작했다면, 바로 지금이 골든타임입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며칠 만에 가라앉을 수도, 혹은 더 크게 곪아 병원 신세를 져야 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초기 대처법은 바로 ‘온찜질’입니다.
따뜻한 물에 적신 깨끗한 수건이나 찜질팩을 이용해, 하루 2~3회, 한 번에 10분 정도 아픈 부위에 지그시 대고 있어 주세요. 따뜻한 온기는 막힌 분비샘의 기름을 녹여 배출을 돕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염증이 빨리 가라앉도록 도와줍니다. 절대로, 절대로 손으로 짜서는 안 됩니다. 섣불리 짜는 것은 염증을 주변으로 퍼뜨려 상태를 악화시키는 최악의 선택입니다.
이럴 땐 꼭 병원에 가세요


대부분의 다래끼는 충분한 휴식과 온찜질만으로 며칠 내에 자연스럽게 좋아집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자가 치료를 멈추고 반드시 안과를 방문해야 합니다. 첫째, 2~3일이 지나도 통증이나 붓기가 점점 더 심해질 때. 둘째, 몽우리가 너무 커져서 시야를 가리거나 눈을 뜨기 힘들 때. 셋째, 눈이 충혈되고 눈곱이 많이 끼는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될 때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이미 염증이 심해진 상태일 수 있으므로, 항생제 안약이나 먹는 약 처방, 혹은 간단한 절개를 통해 고름을 제거하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괜찮아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보다는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해결책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다래끼도 다른 사람에게 옮나요?
A. 아니요, 다래끼는 감기처럼 공기를 통해 전염되는 질환이 아닙니다. 하지만 다래끼를 만진 손으로 다른 사람의 눈을 만지거나, 수건 등을 함께 사용하면 원인균인 포도상구균이 옮아갈 수는 있으므로 개인위생에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Q. 다래끼가 났을 때 렌즈나 화장을 해도 되나요?
A. 절대로 안 됩니다. 렌즈 착용은 눈에 산소 공급을 방해하고 세균 번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눈 화장은 염증 부위를 자극하고 분비샘 입구를 더 막아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다래끼가 완전히 나을 때까지는 눈에 최대한 휴식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다래끼가 자주 나는 체질이 따로 있나요?
A. 의학적으로 ‘다래끼 체질’이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평소 피로가 누적되어 있거나 스트레스 지수가 높고, 눈을 자주 비비는 습관이 있다면 다른 사람보다 면역력이 쉽게 떨어져 다래끼가 자주 재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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