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을 쉴 때마다, 혹은 기침을 할 때마다 옆구리나 등을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 갑자기 찾아온 이 극심한 아픔에 "혹시 심장이나 폐에 큰 병이 생긴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여 병원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받게 되는 검사는 대부분 '엑스레이(X-ray)' 촬영이죠. 그런데 검사 결과, 의사 선생님은 "뼈나 폐에는 이상이 없네요" 라고 말씀하십니다.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더 답답해집니다. "이렇게 아픈데, 왜 아무 이상이 없다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계셨다면, 그 통증의 이름은 '늑간신경통'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늑간신경통은 엑스레이만으로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검사는 진단을 위한 과정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첫 번째 단추입니다.
우리 갈비뼈 사이의 전기선, 늑간신경


늑간신경통이 무엇인지 알려면, 먼저 우리 몸의 구조를 알아야 합니다. 우리 갈비뼈(늑골) 사이사이에는 마치 전기선처럼 '늑간신경'이라는 가느다란 신경이 한 가닥씩 지나가고 있습니다. 늑간신경통은 바로 이 신경이 어떤 이유로든 자극을 받거나 손상되어, 마치 전선이 합선된 것처럼 찌릿하고 날카로운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문제는 이 신경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아픔을 느끼는 '신경'은 엑스레이 사진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엑스레이는 뼈나 공기가 차 있는 폐처럼 단단하거나 밀도가 다른 구조물을 보여주는 데 특화된 검사이기 때문이죠.
엑스레이, 뼈 사진 속 숨은 단서 찾기


그렇다면 왜 병원에서는 가장 먼저 엑스레이부터 찍는 걸까요? 그 이유는 늑간신경통을 '확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슷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심각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안전 점검'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즉, 진단의 과정은 '범인을 잡는 것'이 아니라 '무고한 용의자들을 먼저 풀어주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넘어지거나 부딪힌 후에 통증이 시작되었다면 갈비뼈에 금이 갔을 수 있습니다. 혹은 기침, 가래, 열을 동반한다면 폐렴이나 늑막염일 수도 있죠. 엑스레이는 바로 이런 갈비뼈의 골절이나 폐의 염증, 혹은 드물게는 종양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가장 빠르고 쉽게 확인하여, 우리가 더 위험한 병을 놓치지 않도록 지켜주는 1차 방어선인 셈입니다.
진짜 진단은 ‘대화’와 ‘촉진’에서 시작돼요


엑스레이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의사는 그제야 늑간신경통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진단을 시작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환자와의 '대화(문진)'와 손으로 직접 만져보는 '촉진'입니다.
"언제부터, 어떻게 아프셨나요?", "통증이 전기가 오듯 찌릿한가요, 아니면 묵직하게 아픈가요?", "숨을 쉴 때 더 아픈가요?" 와 같은 질문을 통해 통증의 양상을 파악하고, 손가락으로 갈비뼈 사이를 하나하나 눌러보며 유독 통증이 심하게 느껴지는 지점(압통점)을 찾아냅니다. 엑스레이라는 객관적인 자료와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을 종합하여 진단에 가까워지는 것이죠.
더 무서운 병을 배제하는 과정


사실 늑간신경통의 진단 과정에서 엑스레이가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안도감'일지도 모릅니다. 옆구리나 가슴의 통증은 우리를 매우 불안하게 만듭니다. 혹시 심장에 문제가 생긴 협심증은 아닐까, 폐에 구멍이 뚫린 기흉은 아닐까 하는 온갖 무서운 상상을 하게 되죠.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다행히 뼈나 폐, 심장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라는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고 통증의 원인을 좀 더 차분하게 찾아 나설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엑스레이는 보이지 않는 신경을 찾아내는 검사는 아니지만, 더 무서운 병이 숨어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엑스레이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엑스레이와 문진을 통해 늑간신경통으로 진단이 내려지면, 치료는 비교적 간단하게 시작됩니다. 신경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진통제나 신경통 약물을 복용하고,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문제가 되는 신경 부위에 직접 주사를 놓는 '신경차단술'을 시행하면 극적인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통증의 원인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의심되거나, 다른 신경학적 문제가 의심되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는 신경의 상태를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초음파 검사나 MRI 같은 정밀 검사를 추가적으로 시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늑간신경통은 엑스레이와 의사의 진찰만으로도 충분히 진단과 치료가 가능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늑간신경통은 왜 생기나요?
A.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보통 바이러스 감염(특히 대상포진), 운동 중의 근육 긴장, 교통사고나 넘어짐 같은 외상, 척추 질환, 혹은 스트레스나 피로 누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 통증이 있는데 피부에 아무것도 안 났어요. 대상포진일 수도 있나요?
A. 네, 그럴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은 보통 피부 발진과 함께 나타나지만, 아주 드물게는 발진 없이 통증만 먼저 시작되는 '돈네 대상포진(Zoster sine herpete)'이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찌르는 듯한 통증이 며칠간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Q. 어떤 병원에 가야 하나요?
A. 늑간신경통은 다양한 과에서 진료가 가능합니다. 넘어지거나 다친 후에 통증이 시작되었다면 '정형외과'를, 대상포진이 의심되거나 통증 조절이 주된 목적이라면 '마취통증의학과'나 '신경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슴 통증, 심장 문제일까 늑간신경통일까? 결정적 차이점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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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대전 바른신경과] 대전가슴통증, 늑간신경통의 증상과 진단
늑간신경통은 엑스레이로 해부학적 이상을 확인하지만, 정확한 진단은 촉진과 병력 청취가 우선입니다. - 무리한 골프 스윙 후 생긴 갈비뼈 통증 늑간신경통 - 한국경제
늑간신경통 진단에 엑스레이·MRI가 필요할 수 있고, 전문의의 문진이 필수적입니다. - 늑간신경통이란? 증상, 원인, 치료법까지 알려드립니다 - 브런치
엑스레이, CT, MRI로 척추·흉부 이상확인하고, 신경전도검사로 말초신경 이상도 평가합니다. - 늑간신경통 > 의료상담 - SMC스포츠재활센터
기본 엑스레이 검사 후 증상에 따라 초음파 등 추가검사 결정하며, 정확한 진단이 중요합니다. - 찌릿찌릿한 가슴통증, 늑간신경통 의심해야 - 브런치
늑간신경통은 첨단 검사 없이 엑스레이만으론 진단 어려우며, 전문적인 문진과 여러 영상검사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