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난히 독했던 감기가 지나간 자리, 대부분의 증상은 사라졌지만 딱 하나, 끈질기게 저를 괴롭히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침마다 시작되는 깊은 기침과 함께 왈칵 쏟아져 나오는 가래였습니다. ‘감기 끝물이라 그런가 보다’, ‘원래 기관지가 약해서 그래’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를 수개월. 하지만 그 기침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찾은 병원에서 저는 ‘기관지 확장증’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제야 저는 깨달았습니다. 제 몸이 보내온 끈질긴 신호는 단순한 감기 후유증이 아니었다는 것을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기관지 확장증은 ‘완치’가 아닌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하지만 이 병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신호에 일찍 귀 기울인다면, 더 이상의 악화를 막고 충분히 건강한 일상을 지켜낼 수 있는, 우리 몸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등과 같습니다.
늘어난 고무줄처럼, 우리 기관지의 변화


우선 이 낯선 이름의 병이 무엇인지부터 아주 쉽게 알아볼까요? 우리 폐 속에는 공기가 드나드는 길인 ‘기관지’가 나뭇가지처럼 뻗어 있습니다. 건강한 기관지는 탄력 있는 고무줄처럼, 외부에서 들어온 나쁜 세균이나 먼지를 가래와 함께 밖으로 밀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관지 확장증은, 이 고무줄이 한번 늘어나 다시는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하는 상태와 같습니다. 심한 폐렴이나 결핵을 앓고 난 후, 혹은 다른 원인으로 기관지 벽이 손상되고 영구적으로 늘어나 버린 것이죠. 이 늘어난 공간은 우리 몸의 방어 기능을 상실한, 아주 위험한 공간이 됩니다. 이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이 병을 관리하는 가장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단순 감기와 다른, 특별한 기침 신호


그렇다면 늘어난 기관지는 우리에게 어떤 신호를 보낼까요? 가장 대표적이고 확실한 증상은 바로 ‘많은 양의 가래를 동반한 만성적인 기침’입니다. 특히 자고 일어난 아침에 그 증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납니다. 밤사이 늘어난 기관지라는 ‘웅덩이’에 고여 있던 가래와 농이, 몸을 움직이면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감기 기침이 마른기침이거나 소량의 묽은 가래를 동반하는 것과 달리, 이 질환의 특징은 끈적하고 누런, 때로는 녹색을 띠는 ‘고름 같은 가래(농성 객담)’가 다량으로 나온다는 점입니다. 만약 이런 형태의 기침이 2~3주 이상 지속된다면, 이는 단순한 염증이 아닌 폐의 구조적인 문제를 의심해봐야 한다는 명백한 신호입니다.
반복되는 폐렴, 잦은 감기의 진짜 이유


혹시 주변에 유독 감기에 자주 걸리고, 한번 걸리면 폐렴이나 기관지염으로 심하게 앓는 분이 있지는 않으신가요? 이것 역시 기관지 확장증의 중요한 증상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탄력을 잃고 늘어난 기관지는 세균이 번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합니다.
마치 물이 고여 썩기 쉬운 웅덩이처럼, 이곳에 고인 가래는 세균의 훌륭한 영양분이 되어 잦은 감염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폐렴이나 기관지염에 훨씬 더 자주 걸리게 되는 것이죠.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단순히 감염이 생길 때마다 항생제를 쓰는 것을 넘어, 감염의 근본 원인이 되는 이 ‘웅덩이’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데 있습니다.
때로는 피가 섞여 나오는 객혈


많은 분을 가장 놀라게 하고 두렵게 만드는 증상은 바로 ‘객혈’, 즉 기침할 때 피가 섞여 나오는 것입니다. 이는 영구적으로 늘어난 기관지 벽의 혈관들 역시 함께 손상되고 약해져 있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심한 기침을 할 때의 압력으로 이 약해진 혈관이 터지면서 출혈이 생기는 것이죠.
물론 소량의 피가 가래에 섞여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때로는 출혈량이 많아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양과 상관없이 기침에 피가 섞여 나온다면, 이는 절대로 방치해서는 안 될 위험 신호입니다.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며, 즉시 호흡기내과를 방문하여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완치가 아닌 ‘관리’의 개념으로


기관지 확장증은 한번 손상된 기관지가 다시 건강하게 돌아오지 않는 비가역적인 질환입니다. 그래서 이 병은 ‘완치’가 아닌,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평생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동반자로 생각해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올바른 관리를 통해 충분히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관리는 ‘가래를 잘 뱉어내는 것’입니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가래를 묽게 하는 약을 복용하고, 등을 두드려 가래 배출을 돕는 물리 요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독감이나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통해 추가적인 감염을 막고, 꾸준한 운동으로 폐활량을 유지하는 노력이 당신의 폐를 건강하게 지키는 최고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기관지 확장증도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나요?
A. 아니요, 기관지 확장증 자체는 폐의 구조적인 문제이므로 전염되지 않습니다. 다만, 기관지 확장증으로 인해 발생한 폐렴이나 기관지염의 원인균은 다른 사람에게 감기를 옮기듯 전파될 수 있으므로, 기침 예절을 지키는 등 개인위생에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Q. 이 병이 있으면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요?
A. 네, 만성적인 질환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고 꾸준히 관리하는 많은 분이 큰 불편함 없이 일상생활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Q. 어떤 병원에 가야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나요?
A. 기침, 가래, 객혈 등은 모두 호흡기 질환의 증상이므로, ‘호흡기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보통 흉부 X-ray 촬영과 함께, 기관지의 늘어난 정도를 확인하는 CT 촬영이 필요합니다.
기관지확장증 기침과 가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때 확인해야 할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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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먹고 좀 괜찮아지는가 싶더니, 또다시 시작된 기침과 가래..." 기관지확장증을 앓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처럼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지긋지긋한 경험에 익숙하실 겁니다. 끝이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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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만성 기침, 가래 "기관지확장증" 증상과 치료, 관리법은? - doctornow.co.kr
기관지확장증은 반복적인 감염으로 기관지가 손상돼 만성 기침과 누런 가래가 특징입니다. - 기관지 확장증[bronchiectasis] | 건강정보 | 의학정보 - 서울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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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기침과 진한 가래, 객혈,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악화되며 만성 폐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기관지 확장증 의심!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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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지가 확장되고 손상되며 점액 축적으로 감염이 반복, 기침과 가래, 피로,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