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을 받고 나면 숫자만 가득한 종이를 들고 멍해질 때가 많습니다.
정상이라는데 왜 몸이 피곤한 걸까요? 반대로 경고 표시가 떴는데 아무 말 없이 넘어가도 괜찮은 걸까요?
이 글에서는 그 흔한 '정상 수치'의 함정부터 놓치기 쉬운 신호까지, 꼭 알아야 할 핵심 정보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알고 보면 그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나의 몸 상태를 말해주는 언어입니다.
1. '정상 범위'는 모두에게 같지 않다
대부분의 수치는 기준값(정상 범위)이 함께 적혀 있지만, 이 수치가 모두에게 딱 맞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공복혈당이 99mg/dL이면 정상 범위 안이지만, 당뇨 위험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평소 수치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년과 비교해 변화가 크다면, 아무리 '정상'이어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수치는 '기준선'일 뿐, 몸의 신호는 개인별로 다르게 나타납니다.
2. 간수치 높다고 무조건 간에 문제 있는 건 아니다
건강검진에서 흔히 보는 ALT, AST 수치는 간 기능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입니다.
하지만 이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간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최근에 과음했거나, 근육 운동을 과도하게 한 경우에도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습니다.
수치가 평소보다 높게 나왔다면, 일정 기간 후 재검사를 통해 추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꼭 짚어야 할 두 가지 포인트
LDL(나쁜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무조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HDL(좋은 콜레스테롤)과의 균형, 그리고 중성지방 수치입니다.
중성지방이 높다는 건 탄수화물이나 술을 많이 섭취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 수치를 낮추려면 식단 조절과 함께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효과적입니다.
무조건 약을 먹기보다 생활 습관을 먼저 점검하는 게 우선입니다.
4. 빈혈 수치, 여성에게 특히 민감한 이유
혈색소(Hb)가 기준치보다 낮게 나오는 경우, 단순히 철분 부족일 수 있지만, 여성이라면 생리량이나 자궁 질환까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반대로 수치가 높은 경우에도 탈수, 흡연 습관, 또는 심혈관계 문제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수치만 보고 넘기지 말고, 평소 증상과 함께 원인을 다각도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5. 갑상선 기능 검사, 수치가 정상이어도 증상이 있다면?
TSH(갑상선자극호르몬)는 갑상선 이상 여부를 보는 대표 지표입니다.
정상 범위여도 피로감, 체중 증가, 불면, 생리불순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세부 항목인 T3, T4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여성에게 특히 흔한 갑상선 질환은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로 충분히 조절이 가능합니다.
건강검진에서 TSH만 보고 안심하지 말고, 필요한 경우 전문 진료로 연결해야 합니다.
6. 검진 수치는 '경고음'일 뿐, 진단이 아니다
검진 수치는 질병을 확진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의심되는 신호’를 포착해 빨리 조치하라는 일종의 알람입니다.
조금 이상이 있다고 바로 병이라 여기기보다는, 전문가와 상담하고 생활을 조정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접근입니다.
건강검진은 치료가 아닌 ‘예방’에 초점을 맞춘 도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정상 수치인데도 몸이 피곤한 이유가 뭔가요?
A. 정상 수치라도 개인 기준보다 급격한 변화가 있거나, 수치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평소와 다른 피로감이 있다면 전문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Q. ALT, AST 수치가 살짝 높은데 괜찮을까요?
A. 일시적인 증가일 수 있지만, 반복적으로 높게 나오는 경우엔 음주 습관, 간염 여부, 지방간 가능성 등을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콜레스테롤 수치가 좋게 나와도 중성지방이 높으면 문제인가요?
A. 네. 중성지방은 내장지방 축적과 관련이 있어, 콜레스테롤이 정상이어도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Q. 갑상선 수치가 괜찮다는데 계속 피곤해요.
A. 갑상선 기능 저하나 항진이 있어도 초기에는 TSH만으로는 잡히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증상이 계속되면 정밀검사가 필요합니다.
Q. 건강검진에서 재검사 요청이 오면 꼭 해야 하나요?
A. 대부분은 경미한 수치 이상이지만, 일부는 병의 징후일 수 있습니다. 가능한 한 빠르게 재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참고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항목 안내: https://www.nhis.or.kr
- 질병관리청 건강정보포털: https://health.kdc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