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나이에 무슨 허리 디스크도 아니고…"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굳어버린 허리를 부여잡고 한숨 쉬어본 적 있으신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허리가 아프면 디스크나 단순 근육통을 떠올리지만, 만약 당신의 불편함이 ‘쉬고 있을 때’ 더 심해지고 ‘움직이면’ 오히려 부드러워진다면, 우리 몸이 보내는 전혀 다른 신호일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바로 이 ‘움직일수록 편안해지는 통증’이야말로 강직성척추염을 의심해 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초기 단서입니다.
단순한 허리 통증으로 오인하여 진단 골든타임을 놓치는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지금부터 당신이 느끼는 불편함이 일반적인 요통과 어떻게 다른지,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적인 체크 포인트를 하나씩 짚어드리겠습니다.
아침에 더 뻣뻣한 허리
강직성척추염의 가장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바로 ‘아침 강직’입니다. 밤새 잠을 자고 일어난 아침에 허리가 마치 녹슨 기계처럼 뻣뻣하게 굳어 잘 움직여지지 않는 느낌이 30분 이상 지속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반적인 근육통은 휴식을 취하면 나아지지만, 이 질환으로 인한 불편함은 잠을 자는 동안 염증 물질이 척추 관절에 쌓이면서 오히려 악화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침마다 허리를 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일어나서 한참을 움직여야 비로소 뻣뻣함이 풀리는 경험을 반복하고 있다면, 이는 단순한 피로 누적으로 인한 통증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통증의 강도보다 ‘언제’ 아픈지에 집중하여 몸의 신호를 해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움직이면 오히려 편안해져요
앞서 말한 아침 강직과 이어지는, 이 질환의 가장 역설적인 특징입니다. 일반적인 허리 디스크나 근육통은 움직이면 아프고 쉬면 편안해지지만, 강직성척추염으로 인한 불편함은 정반대의 양상을 보입니다.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있으면 허리가 더 뻐근하고 아프다가도, 막상 일어나서 걷거나 스트레칭을 하면 신기하게도 통증이 줄어들고 몸이 부드러워집니다.
이는 통증의 원인이 관절의 퇴행이나 물리적인 압박이 아닌 ‘염증’이기 때문입니다. 운동을 통해 관절을 움직여주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서 염증 물질이 씻겨나가 일시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만약 당신이 허리가 아플 때 눕고 싶은 마음보다 자꾸만 몸을 움직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면, 이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체크 포인트입니다.
허리가 아닌 엉덩이부터 시작되는 통증
많은 분들이 ‘척추염’이라는 이름 때문에 허리 통증만 생각하지만, 상당수의 경우 통증은 허리가 아닌 ‘엉덩이’ 깊숙한 곳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척추와 골반이 만나는 ‘천장관절’이라는 부위에 염증이 가장 먼저 생기기 때문인데요. 엉덩이 양쪽이 번갈아 가며 뻐근하게 아프거나, 한쪽 엉덩이 깊은 곳에서부터 묵직한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엉덩이 통증은 좌골신경통(허리디스크)으로 오인하기 쉬워 엉뚱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허리보다 엉치뼈 주변의 불편함이 더 크고, 오래 앉아 있거나 누워있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문제의 시작점이 척추가 아닌 골반 관절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허리 외에 다른 곳도 아픈가요?
강직성척추염은 단순히 척추에만 염증이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스스로를 공격하는 ‘전신성 자가면역질환’이기 때문에, 척추 외에 다른 부위에도 다양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이유 없이 발뒤꿈치나 발바닥이 아프거나, 앞쪽 가슴뼈에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는 힘줄이나 인대가 뼈에 붙는 부위에 염증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또한, 눈이 자주 충혈되고 아픈 포도막염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거나, 특별한 원인 없이 몸 전체가 피로하고 미열이 계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허리 통증과 함께 다른 신체 부위의 염증성 증상이 동반된다면, 각각을 별개의 문제로 보지 말고 하나의 질환에서 비롯된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이 조기 진단에 큰 도움이 됩니다.
젊은 나이에 시작되는 만성 통증
퇴행성 척추 질환이 주로 중장년층 이상에서 나타나는 것과 달리, 강직성척추염은 주로 10대 후반에서 40대 이전의 젊은 남성에게서 처음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젊고 건강한 나이에 특별한 외상도 없이 3개월 이상 허리와 엉덩이 통증이 지속된다면, ‘젊으니까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이 질환은 조기에 발견하여 꾸준히 관리하면 척추가 굳는 변형을 막고 일상생활을 충분히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시작된 ‘염증성 허리 통증’이야말로, 더 늦기 전에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보아야 하는 가장 강력한 신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강직성척추염은 완치가 가능한가요?
A. 현재까지 완치를 하는 치료법은 없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꾸준히 관리하면 충분히 조절이 가능한 만성질환입니다. 최근에는 좋은 약물들이 많이 개발되어 조기에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척추 변형 없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Q. 허리가 아프면 정형외과에 가야 하나요?
A. 일반적인 근육통이나 디스크는 정형외과 진료가 맞지만, 오늘 설명한 것과 같은 ‘염증성 허리 통증’이 의심된다면 면역 관련 질환을 전문으로 다루는 ‘류마티스내과’를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Q. 운동을 하면 더 안 좋은 것 아닌가요?
A. 정반대입니다. 강직성척추염 치료의 핵심은 약물치료와 함께 ‘운동’을 병행하는 것입니다. 특히 수영이나 스트레칭처럼 굳어진 관절을 부드럽게 펴주는 운동은 통증을 줄이고 척추 변형을 막는 데 필수적입니다.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강직성 척추염 [ankylosing spondylitis] - 서울대학교병원
초기 주요 증상은 허리와 엉덩이에 지속되는 통증과 아침 기상 시 심한 강직으로, 활동 시 통증이 완화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 전문클리닉 - 류마티스 클리닉 - 강직성 척추염 - 서울성모병원
16-35세 젊은 남성에서 흔하며, 엉덩이와 허리 통증, 휴식 후 악화, 활동 시 완화되는 증상과 눈·심장·폐 등 합병증 주의가 필요합니다. - 강직척추염 [Ankylosing spondylitis] | 건강정보 - 세브란스병원
천장관절과 척추 주위 염증 및 아침 강직, 새벽 통증, 활동 중 완화가 초기 증상의 핵심입니다. - 염증으로 시작해 척추 굳는 강직성 척추염 10~20대 남성 환자 압도적 - 고려대 구로병원
초기 증상은 아침 허리 통증, 휴식 시 악화, 활동 시 완화, 눈 염증 포함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며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 강직성 척추염 1편 (류마티스내과 이슬기 교수) - YouTube
초기 증상과 특징, 타 질환과의 차이점, 조기 진단 필요성 및 치료법을 류마티스 내과 전문의가 상세히 설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