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받는 건강검진, 결과표를 받아 들 때마다 유독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항목이 있습니다. 바로 ‘간 기능 검사’ 결과입니다. 정상 범위를 살짝 넘어선 빨간색 숫자와 ‘추적 관찰 요망’이라는 문구. 특별히 아픈 곳도 없는데, 괜히 몸에 큰 문제라도 생긴 것은 아닐까 덜컥 겁부터 났던 경험, 저 역시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복잡한 암호 같은 숫자들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수치들은 당신에게 병이 생겼다는 ‘최종 선고’가 아닙니다. 오히려 ‘침묵의 장기’라 불리는 우리 몸의 묵묵한 일꾼, 간이 힘들다고 보내는 첫 번째 ‘SOS 신호’이자, 내 생활 습관을 돌아볼 기회를 주는 고마운 ‘경고등’입니다. 이 신호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간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첫걸음입니다.
침묵의 장기, 간이 보내는 SOS 신호


우리가 결과표에서 보는 간수치, 정확히는 ‘간 효소 수치’는 간세포 안에 있어야 할 특정 효소들이 혈액 속으로 얼마나 많이 빠져나왔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간세포가 건강할 때는 이 효소들이 세포 안에 얌전히 머물러 있지만, 어떤 이유로든 간세포가 손상되거나 파괴되면, 마치 터진 풍선에서 공기가 새어 나오듯 이 효소들이 혈액으로 흘러나오게 됩니다.
즉,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지금 이 순간, 내 간세포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힘들어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해 ‘침묵의 장기’라 불리는 간이, 유일하게 우리에게 “나 지금 아파요!”라고 외치는 목소리인 셈이죠.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암호, AST와 ALT


결과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두 가지 암호가 바로 ‘AST(GOT)’와 ‘ALT(GPT)’입니다. 이 둘은 간세포 손상의 정도를 알려주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아주 쉽게 설명하자면, 둘 다 간세포 안에 사는 일꾼들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ALT(GPT)는 주로 간에만 사는 ‘간 전문 일꾼’이라, 이 수치가 높으면 간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반면, AST(GOT)는 간뿐만 아니라 심장, 근육 등 다른 여러 장기에도 사는 ‘멀티플레이어 일꾼’이라, 이 수치만으로는 원인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두 수치의 정상 기준은 병원이나 검사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40~50 IU/L 이하를 정상 범위로 봅니다. 내 결과표에 적힌 ‘참고치’와 비교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수치가 높다는 것의 진짜 의미


그렇다면 이 일꾼들은 왜 집(간세포)을 뛰쳐나와 혈액 속을 떠돌게 되는 걸까요? 가장 흔한 원인은 단연 ‘음주’와 ‘지방간’입니다. 잦은 음주는 간세포를 직접적으로 손상시키는 주범이며,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역시 최근 간 수치를 높이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바이러스성 간염(B형, C형 간염), 특정 약물 복용(진통제, 항생제 등), 무리한 다이어트나 심한 운동으로 인해서도 이 건강 지표는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결과가 의미하는 진짜 뜻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최근 나의 생활 습관을 꼼꼼히 되짚어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변화의 흐름’


한 번의 검사 결과에서 수치가 조금 높게 나왔다고 해서 너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검사 전날 마신 술이나 심한 운동, 복용한 감기약 때문에도 얼마든지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사들이 정말 중요하게 보는 것은 단 한 번의 숫자가 아니라, 바로 ‘변화의 추세’입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일정 기간을 두고 재검사를 했을 때 이 지표가 계속해서 높게 유지되거나 오히려 더 상승하는지 여부입니다. 꾸준히 높은 수치가 관찰된다면, 이는 간의 손상이 만성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정상 수치를 향한 첫걸음


이 경고등을 끄고 간을 다시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확실한 해결책은 바로 ‘생활 습관 개선’입니다. 우리 간은 놀라운 회복력을 가지고 있어, 간을 힘들게 했던 원인만 제거해 주면 스스로 치유하고 회복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가장 먼저 술을 줄이거나 끊는 ‘절주’와 ‘금주’가 필요합니다. 또한, 탄수화물과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단백질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지방간 개선에 큰 도움이 됩니다. 여기에 걷기나 자전거 타기 같은 꾸준한 유산소 운동을 더한다면, 당신의 다음 건강검진 결과표는 분명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수치가 조금 높은데, 바로 약을 먹어야 하나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의사는 약물 처방에 앞서 1~3개월 정도의 기간을 두고 생활 습관 개선(금주, 체중 감량, 식단 조절 등)을 먼저 권고합니다.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정상 범위로 돌아오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Q. 술을 전혀 안 마시는데 왜 수치가 높게 나오죠?
A. ‘비알코올성 지방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해 간에 지방이 쌓이는 것으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도 매우 흔하게 나타납니다. 식단 조절과 꾸준한 운동을 통해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해결책입니다.
Q. 검사 전날 헬스를 심하게 했는데, 이것도 영향을 주나요?
A. 네,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AST 수치는 근육이 손상되었을 때도 상승하기 때문에, 검사 전날 무리한 근력 운동을 했다면 실제 간 손상과 관계없이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검사 2~3일 전부터는 과격한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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