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받은 건강검진 결과표에서, 혹은 계속되는 속 쓰림에 찾은 병원에서 가족 중 한 명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하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나요? 낯선 이름의 세균 하나 때문에 온 가족의 마음에 걱정의 돌멩이가 던져진 듯한 기분일 겁니다. ‘나도 감염된 건 아닐까? 우리 아이들은 괜찮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에 검색창을 열어보셨을 겁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네, 가족 중 한 명이 감염되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온 가족이 함께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이는 단순히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우리 가족의 위장 건강을 지키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헛된 치료’를 막기 위한 가장 확실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위장 속의 무서운 불청객


이름도 어려운 이 세균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헬리코박터균은 아주 강력한 위산 속에서도 살아남아, 위 점막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독한 세균입니다. 이 불청객이 우리 위 속에 자리를 잡으면, 만성 위염이나 소화성 궤양(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을 일으키는 가장 핵심적인 원인이 됩니다.
더 나아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이 균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감염되었다고 해서 모두가 위암에 걸리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장기간 방치할 경우 위암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아주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따라서 이 균의 존재를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은 우리 위장 건강의 첫걸음입니다.
범인은 바로 ‘같은 숟가락’


그렇다면 이 균은 어떻게 우리 가족에게 퍼지는 걸까요? 안타깝게도 그 주된 경로는 우리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한국인의 밥상 문화’에 있습니다. 찌개나 국을 하나의 그릇에 넣고 여러 개의 숟가락으로 함께 떠먹고, 반찬 하나를 각자의 젓가락으로 집어 먹는 식습관이 바로 그것입니다.
헬리코박터균은 주로 사람의 침이나 분비물을 통해 전파됩니다. 즉, 감염된 사람이 사용한 수저나 술잔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의 입으로 쉽게 옮겨갈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 시절, 부모가 씹어서 주는 음식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도 매우 흔합니다. 한마디로, 가족은 이 균을 공유하기 가장 쉬운 ‘공동체’인 셈입니다.
끝나지 않는 ‘핑퐁 감염’의 굴레


만약 감염 사실을 알게 된 한 사람만 열심히 약을 먹고 치료를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안타깝게도 이는 절반의 성공에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렵게 제균 치료에 성공하여 위 속을 깨끗하게 만들었더라도, 함께 식사하는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여전히 보균자 상태라면 결과는 뻔합니다.
깨끗해진 나의 위에, 가족의 수저를 통해 세균이 다시 이사를 오는 ‘재감염’이 너무나도 쉽게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를 ‘핑퐁 감염’이라고 합니다. 내가 치료하면 가족에게 옮고, 다시 그 가족에게서 내가 옮아오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죠. 이 무의미한 굴레를 끊어내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온 가족이 함께 검사하고, 감염된 구성원 모두가 동시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검사, 생각보다 두렵지 않아요


“온 가족이 다 위내시경을 받아야 하나요?” 아마 이런 걱정이 가장 먼저 드실 겁니다. 물론 위내시경은 위장 상태와 감염 여부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모든 가족 구성원이 반드시 내시경을 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아주 간단하고 불편함이 없는 검사법도 있습니다. 바로 ‘요소호기검사(UBT)’입니다. 이 검사는 작은 알약 하나를 먹고, 약 20분 뒤에 비닐팩 같은 곳에 숨을 ‘후~’ 하고 불어넣기만 하면 감염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아주 편리한 방법입니다. 어떤 검사가 가장 적합할지는 병원에서 의사와 상담하여 결정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우리 가족 위(胃) 건강 지키기 프로젝트


가족 중 한 명의 헬리코박터균 진단은 위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우리 가족의 건강을 함께 점검할 기회’로 삼는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온 가족이 함께 치료를 마쳤다면, 이제는 재감염을 막기 위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시작할 때입니다.
찌개나 국은 각자의 그릇에 덜어 먹고, 반찬도 개인 접시를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물컵이나 술잔을 돌려 마시는 행위는 피하고, 수저와 식기를 항상 깨끗하게 관리하는 기본적인 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재감염의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이 작은 변화가 우리 가족 모두의 평생 위장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방패가 되어 줄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아이들도 꼭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A. 소아청소년의 경우, 재감염의 위험이 높고 약 부작용의 우려가 있어 증상이 없는 모든 아이에게 검사를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원인 모를 복통을 자주 호소하거나, 가족력이 있는 등 의사의 판단에 따라 검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그때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담하세요.
Q. 제균 치료 성공률은 높은가요? 한 번에 치료가 되나요?
A. 1~2주간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 1차 치료의 성공률은 약 80~90% 정도로 매우 높은 편입니다. 만약 1차 치료에 실패하더라도, 약제를 바꾸어 2차 치료를 시행하면 대부분 성공적으로 균을 없앨 수 있습니다.
Q.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무조건 위암에 걸리나요?
A. 절대 아닙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암의 여러 위험 요인 중 ‘하나’일 뿐입니다. 감염되었다고 해서 모두가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제균 치료를 통해 그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짜고 매운 식습관 개선, 금연 등 다른 위험 요인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헬리코박터균, 위암의 씨앗! 제균 치료가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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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 하면 끝 재검사받아야 [건강톡톡] - 하이닥
위암 가족력이 있으면 헬리코박터균 치료가 매우 중요하며 가족 내 검사와 치료 권장이 강조됩니다. - 위암 가족력 있다면…건강검진시 '헬리코박터균' 검사, 선택 반드시 해야 - 히닥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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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간 구강전염 경로가 있으므로 증상 무관하게 검사받고, 필요 시 치료하는 것이 가족 건강에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