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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결과표, '정상' 판정 받고도 암 진단받는 이유

by 헬씨노트 2025.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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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꼬박꼬박 받는 건강검진, 결과표에 찍힌 ‘정상’이라는 두 글자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곤 합니다. ‘올해도 건강하게 잘 보냈구나’ 하는 생각에 1년 동안은 건강 걱정 없이 지내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죠. 하지만 이 ‘정상’이라는 판정이 결코 ‘100% 안전’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분명 얼마 전 건강검진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는데, 몇 달 뒤 암 진단을 받았다는 안타까운 사례들을 종종 접하게 됩니다. 이는 검진이 잘못되었거나, 의사가 실수를 해서가 아닙니다. 핵심은 우리가 받는 ‘국가 건강검진’의 목적과 한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결과표에 숨겨진 의미를 제대로 읽어내는 것입니다.

 

'정상'의 의미, 완벽한 건강 보증수표가 아니다

 

우리가 결과표에서 마주하는 ‘정상’이라는 단어의 진짜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이는 ‘당신은 완벽하게 건강합니다’라는 뜻이 아닙니다. 보다 정확하게는, “현재 시행한 검사 항목들의 수치가, 통계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의 평균 범위 안에 포함됩니다”라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즉, 건강검진은 우리 몸의 모든 질병을 찾아내는 만능 탐지기가 아닙니다. 정해진 몇 가지 기본적인 검사를 통해, 가장 흔하고 위험한 질환의 ‘가능성’을 조기에 발견하는 ‘선별 검사(Screening test)’의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결과지에 찍힌 ‘정상’이라는 도장은, 완벽한 건강을 보증하는 보증수표가 아닌, ‘이번 검사에서는 특이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라는 중간 보고서로 이해해야 합니다.

 

국가 암 검진의 한계, 모든 암을 찾아내지 못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국가 암 검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 등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6대 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사망률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죠.

 

하지만 이 6대 암에 포함되지 않는 다른 종류의 암, 예를 들어 췌장암, 담도암, 혈액암 등은 국가 검진 항목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또한, 같은 위암이라도 내시경이 아닌 위장조영술로 검사를 받았다면, 초기의 작은 병변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국가 암 검진은 모든 암을 대상으로 하지 않으며, 검사 방법에도 정확도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한계를 인정해야 합니다.

 

암의 성장 속도, 검진 시점의 딜레마

 

암세포는 살아있는 생물처럼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화합니다. 어제는 보이지 않았던 작은 암세포가, 1년 뒤에는 눈에 띄게 자라나 있을 수 있습니다. 즉, 올해 건강검진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내년 검진 때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는 것입니다.

 

특히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른 일부 공격적인 암의 경우, 검진과 검진 사이의 ‘공백기’에 발생하여 늦게 발견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검진 결과가 정상이더라도 내 몸이 보내는 작은 이상 신호(급격한 체중 감소, 원인 모를 통증, 소화불량 등)에 귀를 기울이고, 이상이 느껴질 때는 주저 없이 병원을 찾는 것입니다.

 

'정상 범위'의 함정, 나의 과거 수치와 비교하라

 

건강검진 결과표를 볼 때, 단순히 ‘정상/비정상’이라는 판정만 보고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같은 ‘정상’이라도, 그 안에는 중요한 정보가 숨겨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혈압이나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의 상한선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다면, 이는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질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 신호’입니다.

 

가장 현명한 결과표 분석법은, 올해의 수치를 작년, 재작년의 결과와 비교해 보는 것입니다. 모든 수치가 정상 범위 안에 있더라도, 매년 꾸준히 특정 수치가 나빠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면, 이는 생활 습관 개선이 시급하다는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정상 범위’라는 안도감에 숨어, 내 몸의 변화 추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진정한 건강 관리의 시작입니다.

 

완벽한 예방을 위한 추가적인 노력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국가 건강검진을 불신하라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국가 검진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건강 안전망입니다. 우리는 이 기본 안전망을 충실히 이용하면서, 몇 가지 추가적인 노력을 더해야 합니다.

 

만약 부모님이나 형제 중에 특정 암(대장암, 유방암 등) 가족력이 있다면, 국가 검진 권고 연령보다 조금 더 일찍, 그리고 더 자주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흡연이나 음주 등 위험 요인이 있다면, 검진 주기를 짧게 하거나 복부 초음파, 종양 표지자 혈액 검사 같은 추가적인 정밀 검사를 함께 받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내 몸의 위험 요소를 알고, 나에게 맞는 ‘맞춤형 검진 계획’을 세우는 것이 최고의 해결책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종양 표지자(Tumor Marker) 검사를 받으면 암을 미리 알 수 있나요?
A. 종양 표지자 수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암이라는 의미는 아니며, 반대로 암이 있어도 수치가 정상일 수 있습니다. 이 검사는 암의 진단보다는, 암 치료 후 재발 여부를 추적하거나 치료 반응을 평가하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주로 사용됩니다. 따라서 이 검사 하나만으로 암 유무를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Q. CT나 MRI를 매년 찍으면 암 예방에 더 좋은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CT는 방사선 노출 위험이 있어, 특별한 증상이나 의학적 소견 없이 예방 목적으로 매년 촬영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MRI는 방사선 위험은 없지만 비용이 비싸고, 모든 암을 찾아내는 만능 검사도 아닙니다. 검사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여, 나에게 꼭 필요한 검사인지 확인한 후에 받는 것이 현명합니다.

 

Q. 건강검진 결과, 어떤 병원으로 가서 상담받는 것이 좋은가요?
A.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 나의 건강 상태를 잘 알고 있는 단골 병원, 즉 주치의 개념의 동네 의원(가정의학과, 내과 등)을 방문하는 것입니다. 큰 병원을 찾기 전에, 먼저 동네 의원에서 결과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상담을 받고, 필요한 경우 전문적인 진료가 가능한 상급 병원으로의 의뢰를 받는 것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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